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들은 마지막 3년 동안 펼쳐졌다. 1888년부터 1890년까지, 그는 프랑스 남부 아를과 생레미를 거쳐 오베르쉬르우아즈에서 생을 마감하기까지 강렬한 창작의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이 시기는 예술적 절정과 함께 깊은 고독, 정신적 불안, 그리고 극단적인 고통이 공존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본 리뷰에서는 반 고흐의 마지막 3년 동안의 삶과 작품 세계를 조명하며, 그가 남긴 예술적 유산을 되짚어본다.
1. 아를, 태양과 광기의 도시 (1888년 – 1889년)
1888년, 반 고흐는 파리 생활을 접고 프랑스 남부 아를(Arles)로 향했다. 이곳에서 그는 빛과 색채의 마법에 매료되어 강렬한 색감을 사용한 작품들을 남겼다.
1) ‘노란 집’과 예술 공동체의 꿈
고흐는 아를에서 ‘노란 집’을 임대하고, 자신만의 예술 공동체를 만들고자 했다. 그는 동료 화가 폴 고갱(Paul Gauguin)을 초대하여 함께 작업했으며, 이 시기에 《해바라기》 시리즈, 《밤의 카페 테라스》, 《아를의 침실》 등 대표작이 탄생했다.
2) 고갱과의 갈등, 그리고 비극적 사건
고갱과의 예술적 이견과 성격 차이는 결국 충돌로 이어졌고, 1888년 12월 23일, 심각한 신경 발작을 일으킨 고흐는 면도칼로 자신의 왼쪽 귀를 자르는 사건을 벌였다. 이는 그의 정신 건강이 점점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였다.
2. 생레미 정신병원, 예술과 광기의 경계 (1889년 – 1890년)
귀 절단 사건 이후, 고흐는 아를의 주민들로부터 ‘미친 화가’라는 낙인이 찍혔고, 결국 생레미드프로방스(Saint-Rémy-de-Provence)의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1) 정신적 고통 속에서도 이어진 창작
생레미 정신병원에서 그는 창밖 풍경과 병원의 정원을 바라보며 작품을 그렸다. 정신적 불안 속에서도 그는 더욱 강렬하고 표현적인 화풍을 선보이며 《별이 빛나는 밤》, 《아이리스》, 《올리브 나무》 같은 걸작을 탄생시켰다.
2) 색채와 붓터치의 변화
- 생레미 시기의 작품들은 이전보다 더욱 감정적인 붓터치를 보여준다.
- 노란색과 푸른색을 대비시키며, 불안과 고독을 색으로 표현했다.
- 붓질이 더욱 거칠고 강렬해지면서, 후기 인상주의와 표현주의의 경계를 넘나드는 스타일을 확립했다.
3. 오베르에서 맞이한 마지막 나날 (1890년)
1890년 5월, 고흐는 정신병원을 떠나 파리 근교의 오베르쉬르우아즈(Auvers-sur-Oise)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그는 동생 테오의 지원을 받으며 생애 마지막 두 달 동안 70점 이상의 작품을 남겼다.
1) 마지막 걸작들
오베르에서 그는 농촌 풍경과 인물화를 집중적으로 그렸다.
- 《오베르의 교회》: 왜곡된 건물과 흐르는 듯한 붓터치로 내면의 불안을 표현.
- 《까마귀가 나는 밀밭》: 무겁고 거친 붓질로 고독과 절망을 암시.
- 《의사 가셰의 초상》: 정신적으로 지쳐 있던 그의 심경을 반영한 듯한 초상화.
2) 비극적 결말
1890년 7월 27일, 고흐는 들판에서 권총으로 자신을 쏘았고, 이틀 후인 7월 29일 생을 마감했다. 그의 마지막 말은 "슬픔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원하진 않는다."였다.
결론
반 고흐의 마지막 3년은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그의 예술적 절정이자 인간적인 고뇌가 극대화된 시기였다. 그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 속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고, 불안과 광기를 예술로 승화시켰다. 그의 작품들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그의 삶과 감정이 그대로 녹아 있는 예술적 고백이다. 고흐의 그림을 바라볼 때마다 우리는 그의 고독과 열정을 함께 느끼게 된다.